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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2010년생 미국인 26%
디지털 원주민·정체성 유목민…
기존의 개념·틀로 설명 불가능
X세대 부장, 새 조직전략 필수
1995년부터 2010년 사이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Z세대는 이미 2017년 1분기 전체 미국인의 26%를 차지, 베이비붐 세대(24%)를 넘어 단일 최대 집단이 됐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정치ㆍ경제적으로 핵심 집단으로 부상했다. 이들이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쓰고, 누구에게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운명은 바뀐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Z세대는 미래가 아닌 현재”라며 “그들이 기업을 만들고 망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집단을 설명하는 외부적 정의는 기존 세대만큼이나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 환경에 노출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omads)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들어본 적도 없다. 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가 이들의 놀이터이며, 이메일은 이전 세대가 손편지를 어색해 했던 것만큼이나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각 개인을 하나로 묶으려 하면 기존 틀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집단으로써 Z세대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책임의식도 강하지만 기존 세대가 진보나 보수 등으로 규정한 범주로 보면 어긋나기 일쑤다. 예를 들어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동성애자’가 Z세대에겐 이상하지 않다.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에는 목을 매면서 그렇지 않은 것엔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이상보단 현실을 중시한다면서 집을 사기보단 세계 여행을 꿈꾼다고 응답하는 것이 Z세대다. ▶관련기사 4면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Z세대는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스스로를 정의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으로 정체성을 형성한다”며 Z세대를 ‘정체성 유목민’(identity nomads)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들을 이렇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결정적이었다. 경제호황을 경험하던 이전 세대들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사회적 성공보단 안정을, 기업의 이익 추구보다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성향을 갖게 됐다. 그런가하면 젊은 흑인 대통령이 이끌던 나라가 ‘위대한 미국’이란 오래된 깃발을 다시 꺼내드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혼란 속에서 이들은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했고 전통 미디어가 제시한 기사보다 그 밑에 달린 댓글을 보며 사회를 이해하고 논리를 만들어왔다.
그렇지만 이 역시 Z세대를 완벽히 설명하기엔 태부족이다. 때문에 원인을 찾고 해석을 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Z세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옳을 수 있다.
“다그치지 마세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사 후 이틀이나 아무 말 없이 출근을 하지 않은 신입 때문에 골치라는 상사에게 추천한 해결 방법이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이 신입을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미국심리학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Z세대는 54%나 됐다. 이들을 채용하고 관리할 X세대(35%)보다 월등히 높다. 그만큼 Z세대에게는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 못지 않게 명상 프로그램이 중요한 것이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기업은 Z세대의 불안을 경청하고 특정 문제가 왜 그들에게 중요한지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소리만으로도 패기와 열망을 뿜어냈던 신입사원 시절을 기억하는 X세대들에겐 터무니 없는 일이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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