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칠선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칠선교 아래 계류.7월에는 모두 아홉 차례 산행을 했는데 그중 네 번을 우산 쓰고 걷는 우중雨中 산행을 했다. 요즘에는 장마철답게 시시때때로 비가 내려 늘 배낭 속에 우산을 챙겨서 가다가 비가 내리면 우산을 꺼내어 쓰고 빗속을 느긋하게 걷는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에 비해 점심 식사나 간식을 먹을 때 다소 불편한 점이 없지 않지만 모처럼 집을 떠나 활짝 열린 자연 공간으로 나가 온통 초록빛의 풀 나무 사이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온갖 새들의 지저귐 소리를 듣는 기쁨이 워낙 크다 보니 비 예보가 있더라도 언제나 조금도 망설임 없이 산행을 떠나곤 한다. 다만 바위가 많거나 비탈이 심한 산행 코스는 만에 하나라도 미끄러짐 사고 예방과 안전을 위해 되도록 지양하고, 둘레길 또는 잘 닦아놓은 깊은 산속 임도를 선택해 대여섯 시간 10km 남짓 거리를 느긋하게 걷는 것으로 대신한다. 아홉 차례 산행 중 우중산행 네 번 지난 7월 30일에는 재미 한의학자이자 수기手技 치료의 세계적인 대가 최도현(90) 박사와 아내인 우성숙 인산연수원 원장과 함께 인산연수원에서 10여 분 거리의 투구봉 입구까지 승용차로 이동한 뒤 오전 10시 46분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그곳을 출발해 동쪽으로 오도재 지리산 제일문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걷는, 올해 들어 64회째 산행을 했다. 산 곳곳에서 뭉게뭉게 피어나는 연무煙霧를 보며 소리 없이 내리는 빗속을 1시간 남짓 걸어서 큰골을 거쳐 인산연수원 뒷길을 지나 2시간여 만에 시목마을 뒤 독종골에 이르렀다. 산행 거리 5.44km이고 배도 고픈 터여서 비 피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다리 밑으로 들어갔다. 먹을 것을 꺼낸 뒤 배낭을 걸어놓고 계곡의 돌들을 옮겨서 앉을 자리를 마련한 뒤 우선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우 원장과 탁여현 농주를 150mL들이 잔에 가득 부어서 한 잔씩 들이켰다. 인산농장에서 수확한 옥수수와 누룽지로, 훌륭한 자연식 점심 식사를 마친 뒤에도 세 사람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문득 시간을 보니 오후 3시가 넘은 게 아닌가? 오후 5시에는 경남 매일 CEO 아카데미 원우들에 대한 '자연치유 양생 의학'을 주제로 한 강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는지라 주섬주섬 짐을 챙겨 배낭을 꾸린 뒤 온 길을 되짚어 차량을 주차해 놓은 곳을 향해 다시금 산행을 이어갔다.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계속 내리는 호젓한 임도를 한 시간쯤 걸었을 때부터 올해 구순 잔치를 한 바 있는 최도현 박사의 걸음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해 시야에서 완전히 멀어져 보이지 않았다. 처음 출발했던 원점에서 1km를 남겨둔 거리에 당도할 무렵 얼굴 곳곳에 빨간 피가 묻은 채 우리 쪽으로 걸어오는 최도현 박사를 만나게 됐다. 산길에서 넘어져 다친 최 박사를 부축해 투구봉 입구에 도착한 뒤 손수건에 물을 적셔 얼굴의 피를 씻어낸 다음 승용차를 몰아 함양읍내 성심병원으로 가서 응급 치료를 마친 뒤 입원 치료를 받게 했다. 이어 곧바로 인산가 웰니스 호텔 세미나장으로 가서 1시간 30분가량 "자연치유에 몸을 맡겨라"라는 제목의 건강 강연을 한 뒤 우산을 쓰고 다섯 시간에 걸쳐 총거리 10.88km 임도를 걸은, 이날의 산행을 마무리했다. 산길 도반인 최 박사는 이틀 뒤인 월요일에 퇴원했다.
칠선교에서 필자.언제나 경이로운 칠선계곡 일주일 뒤인 8월 6일 오전, 비록 날씨는 청명했지만, 입추를 하루 앞둔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우성숙 원장과 함께 지리산 칠선계곡 산행을 위해 길을 나섰다. 추성산장 위의 모 펜션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한 뒤 비탈이 심한 경사로를 오르니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온몸은 그야말로 땀으로 범벅한 듯했다. 400m 남짓 거리의 경사로를 올라 고개를 넘자 평평한 길이 나오고 20여 분 더 걸으니 한국의 대표적인 산속 오지 마을인 두지터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산속의 주막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거린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막걸리 한잔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려 주막을 지나치려는 찰나 "김 회장님, 막걸리 한잔하고 가세요!"라는 소리가 크게 들려와 그곳을 바라보니 두지터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문상희 민간 산악구조대원의 웃음 띤 얼굴이 보인다. 그 자리에는 진주에서 오랜 기간 등산용품점을 하다가 골프숍을 운영하는 이상재 대표도 있었는데 네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시원한 막걸리 한 주전자를 다 비우고는 다시금 산행을 떠났다. 20여 분 부지런히 걸어서 칠선교 다리 아래 계곡에 당도해 한국 삼대 계곡의 으뜸이라 불리는 칠선계곡답게 엄청난 양의 맑은 물이 굉음을 내며 쉼 없이 흐르는 장관壯觀을 만난다. 눈앞에 펼쳐진 경이로운 광경에 한동안 아무 말 못 하고 세차게 흐르는 계류를 바라보다가 문득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동파蘇東坡(1036~1101)가 '계곡 물소리는 부처님의 법문'이라고 읊은 시를 떠올린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부처님의 법문이요 푸른빛의 산은 비로자나 부처의 청정 법신일레 밤새 물소리로 들려준 팔만사천 게송을 뒷날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으랴 溪聲便是長廣舌계성편시장광설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他日如何擧似人타일여하거사인 지리산 칠선계곡 나들이는, 계곡물에 잠시 온몸을 담가 뼛속까지 시원함을 느끼면서 임인년 여름의 막바지 더위를 떠나보낸 '피서 산행'으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으리라 생각된다. 인산가 김윤세 회장인산가는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였던 인산仁山 김일훈金一勳 (1909~1992) 선생의 유지를 펴기 위해, 차남인 김윤세 現 대표이사이자 회장이 1987년 설립한 기업이다. 인산 선생이 발명한 죽염을 비롯해 선생이 여러 저술을 통해 제시한 물질들을 상품화해 일반에 보급하고 있다. 2018년 식품업계로는 드물게 코스닥에 상장함으로써 죽염 제조를 기반으로 한 회사의 가치를 증명한 바 있다. 김윤세 회장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내 안의 의사를 깨워라』, 『내 안의 自然이 나를 살린다』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노자 사상을 통해 질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올바른 삶을 제시한 『自然 치유에 몸을 맡겨라』를 펴냈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나 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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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지난 19일 권영세 통일부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19.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인권 단체 대표들을 만나 정부의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26일 통일부에 따르면 권 장관은 이날 오후 북한인권 단체 대표들과 면담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과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책무와 의지를 강조했다. 또 북한인권 개선에 있어 탈북민 등 시민사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권 장관은 또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다시 확인하면서 제도적으로 법적 절차 등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탈북민이 안심하고 정착해 살 수 있도록 챙길 것이라고도 했다.북한인권 단체장들은 탈북민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 민관의 지속적 소통을 요청했다. 아울러 정착 지원 과정에서 탈북민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들은 면담 자리에서 북한인권 재단 관련 건의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단 이사회와 조직을 구성하는 경우, 탈북민 출신을 포함해 재단 활동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또 북한인권 재단 본격 가동 전에 존폐 위기에 있는 단체를 점검, 지원하고 북한인권 정책 추진과 관련한 민관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 운영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권 장관은 우리 정부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설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권 단체 측에선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함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해졌다.이외 면담 자리에선 평화 공존 강의보다 북한 실상과 인권 실태에 관한 내용을 알리는 북한인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안 등이 이뤄졌다고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