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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을 이끄는 주요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경고하고 나섰다. IMF의 24개 이사국으로 이뤄진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13일 성명에서 "세계 경제 확장세가 지난해 10월 예상한 것보다 느리다"고 진단했다. 또 세계은행 2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WB 개발위원회도 이날 성명에서 "무역 성장이 약해지고 부채 취약성도 여전해 경제 신뢰가 압박받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나라들의 이런 공동 목소리에 당연히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만 올바른 처방이 가능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기획재정부가 지난 3월 우리 경제에 대해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진단하고 그것을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보이며 개선 중"이라고 말한 것은 정부의 경기진단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 정도였다. 불과 며칠 뒤 생산·투자·소비가 일제히 급락하는 지표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지난 12일에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라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공식 경기진단을 수정했지만 일단 한 번 신뢰가 흔들린 데 따른 후유증은 작지 않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명분을 살리려고 경기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는 진단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정도다. IMF·세계은행 주도국들이 공동으로 세계 경기 하방 리스크를 걱정하는 자리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했으니 다시 한번 경기에 대한 인식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고 정부는 25일께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런 통화·재정정책에 글로벌 경기 하방 리스크를 반영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전인수식 해석은 곤란하다. 한국에 추경을 권고해 온 IMF도 공공부문을 통한 단기적 일자리 창출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추경은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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