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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은 주력상품인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지난 4월 2.5%에서 2.25%로 인하한 데 이어 이달 들어 2.25%에서 2.0%로 또 한 번 인하했다. /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 올해 들어 두 번째 예정이율 인하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화생명이 3개월 만에 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되는 예정이율을 낮추면서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올라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그런데도 수익성 우려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역마진 리스크와 자본확충 부담에 보험사들이 연이어 예정이율을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주력상품인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지난 4월 2.5%에서 2.25%로 인하한 데 이어 이달 들어 2.25%에서 2.0%로 또 한 번 인하했다.

예정이율이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보험사는 이 예상수익률을 토대로 보험료를 산출해 신규 가입자에게 적용한다. 보험업계는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면, 보험료가 5~10%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이 예정이율을 인하하면서 한화생명의 확정이율형 종신보험의 보험료는 올해만 최소 10% 이상 오르게 됐다. 생보사 가운데 연내 두 번의 예정이율 인하를 단행한 건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보험료가 상승하게 될 경우 가격 경쟁력 면에서 불리해진다. 그럼에도 한화생명이 예정이율을 크게 낮춘 것을 두고 업계는 회사가 직면한 이차역마진 위기에서 원인을 찾는다. 이차역마진은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이 고객에게 지급할 이자율을 밑도는 것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많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은 4.36%다. 반면,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 영향으로 보유계약에 대한 부담금리는 4.50%로 수익률보다 0.14%포인트 높다. 즉,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경쟁사들이 예정이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이 앞장선 모양새다. 업계는 주요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변동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예정이율은 2.25%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이후 5월 기준금리를 연 0.50%로 0.25%포인트 더 낮췄다.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에 따른 역마진으로 연일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하다.

보험사들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주로 채권에 투자해 운용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도 함께 내려갈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 대비 0.13%포인트 하락한 3.55%를 기록했다.

게다가 2000년대 초 판매한 5%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역마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 상품은 계속해서 높은 금리를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진다. 생보사의 경우 지난해 역마진 규모가 3조9000억 원에 달해 전년 대비 3000억 원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생보사 몇 곳이 예정이율을 추가로 인하할 전망"이라며 "현 2.25%인 예정이율이 2%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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