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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5G(5세대) 이동통신이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별로 서비스 품질이 고르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서울 도심에서는 통신 속도가 빨랐지만 실내로 들어가거나 외곽으로 나가면 급격히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5G 기지국이 촘촘하게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일부 지방은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곳까지 있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을 보면 3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전체 5G 기지국의 64.4%인 5만4899개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는 반면 중소 도시 이하 지역의 비중은 15%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통신업체들의 꼼수 요금제와 과당 경쟁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데이터 무제한이 아니면서도 무제한인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하는가 하면, 이용자 편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5G 요금제에 대한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축소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5G에 적합한 고유 콘텐츠가 턱없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4G가 상용화됐을 무렵에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이 쏟아지며 서비스 안착에 기여했는데 5G에는 그럴 만한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

전후방 산업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서비스마저 불안하면 '5G 퍼스트 무버'라는 명성은 무의미하다. 아무리 상용화를 먼저 했다고 해도 이런 실력으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명실공히 5G 최강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서비스 안정화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5G 기지국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5G 생태계가 조기에 구축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고 장비와 콘텐츠 개발 등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기념행사에서 "5G가 각 분야에 융합되면 정보통신을 넘어 산업 전체 혁신을 통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G 기반의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육성 등 국가 차원의 5G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말뿐이 아닌 구체적인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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