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관무. [연합뉴스] 3일 저녁 8시 경복궁. 검정 두건 차림의 자객들이 궁내로 침입하자 창과 칼을 든 궁궐호위군이 금세 이들을 막아서며 무찌른다. ‘궁궐호위군 사열의식 첩종’이다.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제5회 궁중문화축전(4월 26일~5월 5일)에서 선보일 40여 개 행사 중 하나다.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5대 궁궐과 종묘를 개방해 하나로 통합해 벌이는 유일한 행사다. 2015년 시작된 궁중문화축전은 지난해에만 49만 명, 4년간 200만 명이 넘게 관람했다.
이날 경복궁에서는 7개의 하이라이트 공연이 맛보기로 펼쳐졌다. 근정전 앞에서 ‘경복궁’을 시제로 3행시 과거시험을 치른 관람객들은 자리를 교태전으로 옮겨 왕비의 회임을 축하하고 경회루에 용이 나타났다는 경사스런 소식을 들었다. ‘경회루 판타지 화룡지몽’의 시작이다.
홀연히 등장한 일곱 선녀가 화관무(사진)를 추는데, 갑자기 조명이 어두워지자 한복 실루엣이 LED 조명으로 바뀌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고요한 연못 위로 한 여인의 노래가 들려오고 이어 용 한 마리가 등장해 국태민안을 축원했다. 수정전 앞에 모인 관람객들은 대한제국황실의 초청을 받은 외국 공사가 된 느낌으로 황실군악대의 브라스 밴드를 즐겼다.
26일 개막제에 이어 경복궁에서는 ‘왕과 왕후, 비밀의 연향을 열다’, 창덕궁에서는 ‘왕실 내의원 체험’, 창경궁에서는 ‘창경궁 양로연-가무별감’, 덕수궁에서는 ‘시간여행, 그날-고종’, 경희궁에서는 ‘어린이 궁중문화축전-아가씨들 납시오’, 종묘에서는 종묘대제와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등이 다채롭게 이어진다.